HMM의 컨테이너선. HMM
글로벌 해운업황이 빠르게 나빠지면서 HMM(011200) 매각 작업이 흔들리고 있다. HMM이 7월 소폭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돼 LX와 동원그룹, 하림(136480)지주 등 잠재 매수자들의 셈법은 한층 복잡해졌다.
10일 투자은행(IB)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상운송 항로의 운임을 보여주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가 8일 기준 999.25를 기록해 한 주 만에 34.42포인트(p) 하락했다. SCFI가 1000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7주 만으로 해운업 악화를 반영했다.
미주 동부는 1FEU(12m 컨테이너 1개)당 263달러 내린 2869달러, 서부는 99달러 하락한 2037달러를 기록했다. HMM 매출에서 컨테이너선이 차지하는 비중은 83.9%에 달한다.
이익도 감소하고 있다. HMM 사정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주력인 컨테이너보다) 벌크선 사업이 상대적으로 괜찮고 7월보다는 8월에 상황이 나아지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7월은 영업적자는 아니지만 득실이 거의 없는 수준에서 맞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HMM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6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94.5% 급감했다. 지난해 9조9515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이는 “100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라는 게 해운업계의 분석이다. HMM은 코로나19 이전인 2011년부터 2019년까지 누적 적자가 3조 8401억 원을 기록했다.
IB업계에서는 업황 악화와 이익 둔화세를 고려하면 HMM 인수 후보자의 자금 여력이 충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매각 측이 인수전에서 차입비율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LX·하림·동원그룹의 현금 확보가 한 층 중요해진 배경이다.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는 “글로벌 경기가 불투명하고 중국 경기는 침체를 보이고 있다”며 “HMM이 보유한 12조3000억 원의 현금성 자산은 향후 실적 악화에 대응할 비상금으로 인수 기업이 활용하는 것은 극도로 배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MM 매각을 주도하는 산업은행 역시 업황 악화가 연내 HMM 매각을 마쳐야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해운업황 악화는 그나마 인수측 부담을 낮춰 매각을 성공시킬 수 있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IB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HMM 연내 매각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며 “(인수가로) 6조 얘기도 나오는데 가격이 너무 높으면 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투자업계는 10월에 있을 2억 주 규모의 HMM 영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주식 전환 후 주가 추이가 매각가에 중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HMM은 7월 하순 2만1000원대로 최고가를 찍었다 급락해 8일 종가는 1만 6810원을 기록 중이며 시가총액은 8조2200억원이다.
출처 : 서울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