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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강공모드에 속속 업무복귀…12개 항만 물동량 회복세 [화물연대 파업]

작성일 2022.12.10 조회수 7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 총파업이 보름째를 맞으며 전국 주요 항만과 컨테이너 기지 등의 물류도 빠르게 정상을 되찾고 있다. 정부가 철강·석유화학 업종 운송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추가 발동한 가운데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건설노조가 동조파업에 들어가는 등 노동계도 맞대응에 나섰다.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와 관련해 철강, 석유화학 분야에 업무개시명령이 발동된 8일 전남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운행을 멈춘 화학물질 운반차가 줄지어 서 있다. 연합뉴스

8일 각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경기 의왕시 내륙컨테이너 기지(ICD) 등의 물동량은 회복세를 나타냈다. 전날 하루 화물차량 반·출입 건수는 2318건으로, 올 10월까지 하루 평균 건수(4336건)의 53.5%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에 따라 같은 날 컨테이너 반출입량 역시 파업 전 수요일 평균 4402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의 33%인 1451TEU를 기록하며 파업 초기 10% 수준을 크게 상회했다.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일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이날 오후 5시를 기준으로 파업 이전(지난 10월 평균) 대비 117%를 기록했다. 업무개시명령이 이뤄진 지난달 25일 이후 최고치다.
 
평택·당진항의 물동량은 평시의 80% 수준을 회복해 파업 초기 5% 수준에서 급증했다. 평택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운송방해 행위 등 불법 행위가 없어 화물차량의 출입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천항의 화물 반출입량 역시 파업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집계한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 화물 반출입량은 8837TEU로 파업 전인 지난 10월 동시간대 평균 8126TEU보다 오히려 많았다.
 
전남 광양항 또한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4014TEU로 파업 이전의 평균 3402TEU를 넘어섰다. 

8일 전남 광양항에서 컨테이너 운송차가 오가고 있다. 광양항은 화물연대 조합원이 지난 6일부터 복귀하면서 화물 반·출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에는 화물연대 총파업 이후 처음으로 항만을 통해 시멘트가 들어왔다. 이날 오전 6시쯤 제주시 애월항에 시멘트 2000t이 반입되면서 시멘트 공급이 끊긴 제주지역 24개 레미콘 제조사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충북에선 성신양회와 한일시멘트 단양공장, 아세아시멘트 제천공장 3사의 전날 시멘트 출하량은 5만9726t으로, 평소의 96%에 달했다.
 
경북 포항시 포항철강산업단지에선 비조합원 차량 등을 동원해 제품을 출하하며 숨통이 트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이날까지 이틀간 제품을 내보냈고 현대제철 포항공장과 동국제강, 세아제강도 제품을 출하하고 있다.
 
전날부터 화물연대 조합원 일부가 복귀하면서 물류 운송이 재개된 광양제철소도 전날부터 평시 대비 절반가량의 제품을 반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수산단 석유화학업체들의 경우 GS칼텍스와 LG화학 등의 화물이 조금씩 반출되면서 평시 대비 최대 50% 수준까지 물류 운송이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삼표시멘트 인천사업소 시멘트 출하량도 지난달 29일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이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 2428일에는 전무했던 이곳의 시멘트 출하는 29일부터 재개됐고, 전날에는 8560t을 기록해 평시의 85%를 회복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까지 시멘트 운송량은 정상 궤도에 올랐지만, 철강·석유화학업계의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기준 철강업계 반출량은 평시 대비 52% 수준에 머물렀고, 석유화학업계의 경우 수출 물량은 평시 대비 2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협회는 출하 차질로 공장을 멈추면 하루 평균 최소 1238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의 품절 주유소는 전날 오후 2시 기준 78곳으로 지난 6일보다 3곳 감소했다. 

8일 오후 정부가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 시멘트에 이어 철강과 석유 화학 부문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국토부 관계자가 경북 포항시 남구 철강공단에 멈춰서 있는 화물연대 포항지부 소속 화물차량에 업무개시명령서(집단운송 거부행위 조사개시 통지서)와 불법주차단속을 알리는 스티커를 부착하고 있다. 뉴스1

부·울·경 민주노총 건설노조 소속 레미콘 기사와 콘크리트 펌프카 기사들은 이날부터 화물연대 파업을 지지하는 동조 파업에 들어갔다. 부·울·경은 건설노조 가입 비율이 95%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지난 5일 건설노조 타설 분회가 동조 파업을 시작한 데 이어 이 지역 레미콘·타설·펌프카 기사들이 속속 합류하면서 부산시의 경우 아파트와 지자체 발주 현장 등 335개 공사장 중 24곳의 작업이 완전히 중단됐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이날도 의왕ICD 100여명, 평택·당진항 150여명 등 전국 곳곳의 물류 거점에 집결해 선전전을 이어갔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집단운송거부 관련 집회 참가인원(3300명)은 출정식(9600명) 대비 35% 수준으로 감소했다.
 
강원경찰청은 정부가 지난달 29일 시멘트 분야 첫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가운데 이에 불응한 시멘트 화물차 기사 1명에 대한 고발장을 국토교통부로부터 접수하고 이날 수사에 착수했다. 이는 업무개시명령 불응과 관련한 정부의 첫 제재 사례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업무개시명령 위반이나 운송방해 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 321명 규모의 ‘집중 전담수사팀’을 확대 편성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 총파업 15일째인 8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선전전을 하고 있다. 뉴시스

◆野 “안전운임제 일몰 일단 막자” 중재 나서…당정은 ‘품목 확대 없는 연장’조차 부정적
 
야당이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전격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배경에는 코앞으로 다가온 일몰만은 일단 막고 보자는 절박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여당은 파업 먼저 철회해야 대화도 재개할 수 있다는 ‘강공모드’를 이어갔다.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운임제 ‘3년 연장’ 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은 올해를 끝으로 일몰될 위기에 놓인 안전운임제를 일단은 살리고 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에서 형성됐기 때문이다. 민주당 국토위 관계자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올해가 3주 남았는데 아무리 빨리 처리한다고 해도 절차들이 있기 때문에 여유 시간은 일주일 정도밖에 안 돼 시간이 너무 부족하다. 사실 키는 저쪽(정부·여당)이 쥐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정부가 매우 강경하게 나오고 있기 때문에 진짜 일몰되느니 일단은 안전운임제를 살리고 봐야 한다는 게 3년 연장안 수용 발표의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여당이 3년 연장안을 받지 않을 경우 야당은 다음 스텝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남은 카드가 없다. 단독처리를 할 수 있지만 국토위 선일 뿐 그 이상은 보장할 수 없다”며 정부·여당이 3년 연장안을 받지 않을 경우 뾰족한 대응책이 남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세 화물연대 운송거부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추 부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한동훈 법무부 장관. 뉴스1

대통령실과 여당은 야당의 3년 연장안 수용 발표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대통령실은 “조건 없는 업무복귀가 먼저”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선 업무복귀, 후 대화 방침’이 확고하다. 애초에 정부가 제시했던 ‘품목 확대 없는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곧장 수용하지는 않겠다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화물연대가 정부의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운송거부를 하면서 지금까지 3조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국민 경제와 서민, 약자, 그리고 저임금 노동자에게 상당한 피해가 발생한 만큼 업무복귀가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일관된 원칙은 ‘선 복귀, 후 대화”라며 “복귀하고 나면 얼마든지 대화 테이블을 열 수 있지만, 복귀를 위한 어떠한 전제조건도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미 벌어진 현장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정부·여당이 협상 의지 자체가 없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리 당 입장에선 할 수 있는 만큼 전부 양보한 건데 이것도 모자란다고 하면서 파업부터 일방적으로 풀라고 압박하는 게 과연 협상에 임하는 당사자로서의 태도인가. 협상 의지가 없는 거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민주노총은 민주당의 ‘3년 연장안’ 제안에 관해선 전혀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민주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건설산업연맹이 8일 중구 민주노총에서 정부의 파업 대응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총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사전에 조율된 내용이 아니다”라며 “무엇을 근거로 화물연대가 복귀할 것이라고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긴급 기자간담회를 갖고 오는 14일 열리는 2차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포함한 화물연대 관련 투쟁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5시쯤부터 민주노총 대전지부에서 중앙집행위원회 긴급회의를 열고 당정의 안전운임제 3년 연장안을 논의했다. 



출처 :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