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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느리게… 역대 최저 속도로 가는 컨테이너선

작성일 2023.06.14 조회수 77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운항 속도가 2008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컨테이너선사들이 운임 하락을 방어하고, 환경 규제에 대응한 결과다. 장기적으로 운항 속도가 더 느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14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현재 컨테이너선 평균 속력 지수는 72.2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2008년 컨테이너선 평균 속력을 기준(100)으로 감속·가속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컨테이너선 평균 속력은 지난해보다 3%,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보다는 3.5%가량 느리다.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1분기 컨테이너선 평균 속도가 13.8노트(시속 25.6㎞)로 집계돼 역대 최저치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컨테이너선이 느려진 가장 큰 이유는 해운사들이 운임을 방어하기 위해 감속 운항을 하고 있어서다. 컨테이너선 속도를 늦추면 그만큼 화물을 옮길 수 있는 총선복량(적재능력)이 줄어 공급을 줄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공급이 줄면 운임이 오른다. 현재 컨테이너선 운임은 지난해보다 평균 80%가량 하락한 상태다.

비용도 낮출 수 있다. 컨테이너선 운항 속도를 1노트(시속 1.852㎞) 늦추면 연료 소모량이 10%가량 줄어든다. 컨테이너선사 관계자는 “컨테이너선 운임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더 큰 비용을 들여 운항 일정을 단축할 이유가 없다”며 “감속은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 건조한 컨테이너선이 계속 노선에 투입될 예정인 만큼 감속 운항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국제 해운단체인 발틱해국제해운협회(BIMCO)는 2025년까지 컨테이너선 속도가 10%가량 더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세계 1·2위 컨테이너선사인 MSC와 머스크(A.P. Møller – Mærsk A/S)는 지난달 9척의 컨테이너선을 아시아~유럽 노선에 투입하면서, 각 컨테이너선의 속도를 줄여 운항 일정을 3일가량 늘리기로 했다.

HMM은 탄소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2024년부터 컨테이너선 6척의 프로펠러를 저속 운항에 특화한 프로펠러로 교체하기로 했다. HMM은 프로펠러를 교체하면 연간 에너지 효율이 8~9%가량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감속 운항이 해운업계에는 고육지책에 가깝지만, 조선업계에는 새로운 일감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컨테이너선이 대부분 평균 운항 속도 17~18노트(시속 31.5~33.3㎞) 기준으로 설계·건조된 만큼, 저속 운항에 맞춰 엔진이나 에너지 저감 장치를 개조할 필요가 있어서다. 선박 부품공급과 친환경 개조 등의 사업을 하는 HD현대글로벌서비스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211억원, 영업이익 455억원을 기록했는데 각각 전년 동기보다 7%, 87.2% 증가했다.



출처 : 조선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