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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항만노조 파업 가능성 '꿈틀'

작성일 2022.09.07 조회수 106

6월 말 단협만료 후 3개월째 협상
세계 물류·인플레 영향에 긴장


미국 서부항만노조 국제항만창고연맹(ILWU)과 사용자 단체인 태평양해사협회(PMA) 사이에 진행 중인 단체협약이 길어지면서 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코로나 대유행 기간 동안 미국 서부항만에서 시작된 정체는 세계 물류난과 높은 해상운임 등으로 이어졌다.

국내 대표적인 국적선사 HMM 핵심 관계자는 7일 "서부항만노조의 여러 지부 중 한 곳에서 단체행동을 할 수 있다고 다른 지부 몇 곳에 통보했다는 소식이 있다"며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엔 파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했는데 노조 안에서 다양한 이견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도 4일(현지시각) 이같은 흐름을 주요하게 보도했다.

저널은 진행 중인 단협에 정통한 사람들을 인용해 "5월에 시작된 협상을 타결하는 게 쉽지 않다"고 전했다. 노조원들의 다양한 요구가 분출하고 있고, 노조 지도부가 이를 잘 조정하는 게 쉽지 않은데다 양보하기 어려운 쟁점도 있기 때문이다. 노조와 태평양해사협회는 임금인상이나 복지조건 개선 뿐 아니라 항만자동화에 대해서도 협상 중인데, 일자리와 관련 있는 항만자동화 문제에 대해서는 노조 측 입장이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윌리 애덤스 서부항만노조위원장은 "우리는 미국 항만을 이용하는 외국에 이익이 되는 항만자동화보다 좋은 일자리와 미국을 위해 협상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밝혔다.

그리스해운신문 헬레닉쉬핑뉴스는 5일 미국 서부항만노동자들이 항만자동화에 대해 거부한다고 보도했다. 서부항만 노동자 2만2000여명의 근로계약이 만료돼 새로운 협상을 진행 중이지만 핵심 쟁점인 자동화 문제를 놓고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터미널 운영자들과 선사들은 항만자동화가 미국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노조는 자동화된 항만이 일자리를 없애고 노동자의 힘을 약화시키고 있지만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도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와 태평양해사협회는 6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데 기존 계약은 6월말 만료됐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02년, 2014년 같이 서부항만노조 파업과 물류난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원활한 협상을 요청한 바 있다.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도 중요한 변수로 고려됐다. 노조도 공급망 붕괴를 막기 위해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단체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상황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일부 항만노동자들이 벌써 행동에 나선 것도 전했다. 워싱턴주 타코마항구의 노동자들은 보건관련 쟁점에 대한 의견차이로 지난달 화물 취급 시설에서 야간 근무를 하지 않았다. 로스앤젤레스 항구 노동자들은 세계 최대규모 선사인 머스크 화물을 취급하는 곳 중 자동화된 컨테이너 하역 장비를 사용하는 구간에서 작업을 거부하고 있다.

노조 측에서는 "부두에서의 사고는 재앙이 될 수 있으며, 우리는 매일 노동자 안전에 대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HMM 관계자는 "노조는 안전문제를 먼저 거론하면서 단체행동의 명분을 쌓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많은 대형 수입업체들은 항만노사협상이 결렬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수입품 일부를 동해안 등 다른 항구로 옮기고 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정체가 심했던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구 앞 해상에는 현재 대기 중인 선박이 20여척 안팎으로 정상화됐지만 파업이 일어나게 되면 선박 정체 등으로 물류난이 다시 발생하게 된다.

서부항만노조와 연관된 철도노조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제4인터내셔널 국제위원회에서 발간하는 웹사이트 WSWS(the World Socialist Web Site)는 지난달 30일 "단체협상 만료 후 3개월째 접어들고 있는 서해안 항구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10만명의 철도 노동자들이 30일간의 냉각 기간이 만료되는 9월 15일부터 파업을 할 수도 있고, 이들과 부두노동자들의 공동파업은 엄청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서부 항만들의 정체가 풀리고 치솟은 해상운임도 하락하면서 물류 정상화를 기대하던 글로벌 화주들과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인플레이션 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 등이 서부항만노조의 단체행동 가능성이라는 복병을 만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