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5일 오후 부산 남구 부산항 용당부두에 컨테이너들이 쌓여있다. 2022.12.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해운 성수기가 시작되는 3분기를 앞두고 운임과 물동량이 줄어 들고 있다. 해운업계는 전통적 성수기보다 오히려 1분기 실적이 더 좋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까지 나온다.
2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9일 기준 972.45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1.1% 내리면서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글로벌 해운사들이 일괄운임인상(GRI)을 실시하면서 잠시 1000선을 회복했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운임지수가 떨어진 것이다.
물동량도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컨테이너 현황을 다루는 '맥코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주요 10대 항구의 수입 물동량은 전년 동월보다 20.9% 감소한 170만561TEU(20피트 컨테이너)다. 7달 연속으로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였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성장세가 더디다. 4년 사이 연평균성장률(CAGR)은 0.7%로, 2010~2020년 연평균 성장률인 3.8%에 훨씬 못미친다.
해운업계의 성수기는 일반적으로 2분기부터 시작돼 3분기에 최고점을 찍는다. 그렇지만 최근 고금리·고물가에 이어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좀처럼 시황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은 이미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2019년 당시는 업계가 침체기였다"며 "코로나 기간 벌어들인 막대한 수익으로 초대형선·친환경선박 등 체질개선을 한 덕분에 지금 버틸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의 재고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3월 미국의 기업 재고는 전월인 2월보다 0.1% 감소했다. 전년 동월보다는 6.5% 늘었는데, 2월( 9.1%)·1월(11.1%)의 증가폭에 비해 줄어든 수치다. 맥코운은 "추후 컨테이너 물동량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재고 소진이 끝나면 물동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스크·하파크로이드 등 글로벌 선사들도 이같은 재고 소진에 따라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물류전문지 플라이트웨이브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근 실시한 컨퍼런스콜에서 "재고 소진이 이번 해운 사이클의 핵심"이라며 "다만 2분기에 물동량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업계 일각에서는 재고 소진을 비롯해 업황이 언제 좋아질지 예단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1분기까지는 지난해에 맺은 고운임 계약이 이어졌다"며 "운임이 지금보다 안 좋은 상황으로 흘러가면 아무리 3분기가 성수기라도 지난 1분기보다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