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뉴스1) 윤일지 기자 = 25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코로나19 기간 글로벌 공급망 대란으로 급증했던 해운 임시 결항(블랭크 세일링)이 최근 들어 빠르게 줄고 있다. 팬데믹 특수를 누리던 해운 시장이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한국발 신규 임시 결항에 따른 취소된 물동량 규모는 6만9010TEU(1TEU : 20피트 컨테이너 1개)를 기록했다. 항로 별로 보면 북미 동안이 1만1170TEU, 서안이 3만8040TEU, 중남미가 1만5300TEU, 서남아가 4500TEU를 나타냈다. 전체 결항 물량은 전주(2만9100TEU)보다는 늘었지만, 올해 들어 전반적으로 내림세다. 지난달 4주차만 해도 13만4620TEU가 결항으로 묶였다.
덴마크 해운조사기관 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달 전세계 운항 노선 중 임시 결항한 선박의 비중은 10% 이하로 떨어졌다. 팬데믹 이후 최저치다. 동아시아~미주 서안 항로의 경우 한 때 전체 노선의 4분의 1이 취소되기도 했지만, 이제는 취소 없이 제때 선박을 운영하면서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정시 운항률은 지난해 5월 36.5%에서 올해 같은 달에는 30.3%포인트 오른 66.8%를 나타냈다.
임시 결항은 선사들이 수요나 운임이 급감할 때 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급량 조절책이다. 수요에 따라 공급을 줄이면서 가격을 올리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중국발 물동량이 급격히 줄어드는 춘절 등 연초에 임시 결항편이 늘어난다. 그러나 해운 운임의 하락세가 1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선사들은 임시 결항편을 늘리거나 선박 속도를 늦춰 정시 운항률이 급락했다.
반대로 미국·유럽 등 주요 항만 적체로 서비스가 지연될 때도 이를 원복하기 위해 임시 결항을 실시한다. 특정항을 건너뛰거나 수요가 비교적 덜한 항로의 선박을 바쁜 항로로 투입한다. 코로나 기간 미국 서부 항만 적체가 심화하던 2021년 8월에는 한주에 약 17만TEU 규모의 결항이 발생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해운 시장이 정상화되면서 임시 결항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항만 적체는 해소됐고, 운임은 제자리를 찾았다. 글로벌 컨테이너운임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2022년 5000포인트를 넘어서며 고점을 찍었지만, 이제는 코로나 이전 수준인 900~1000선을 오가고 있다. 시인텔리전스는 "정상화된 시장에서도 임시 결항은 항상 있다"며 "선사들은 지금보다 업황이 더 좋아질 수 없다는 점과, 지금이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임을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