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인천국제공항 전망대에서 바라본 계류장에 대형항공사(FSC) 항공기가 주기돼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올해 7~9월 항공 화물 운임이 2020년 초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대형항공사(FSC)들의 3·4분기 실적 악화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고환율·고유가에 따른 저비용항공사(LCC) 부담 증가로 항공업계 수익성 개선에 비상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화물 운임, 고점 대비 '반토막'
8일 발틱거래소 항공화물 운임지수(BAI)에 따르면 7~9월 홍콩-북미노선 운임 평균은 단순 계산 시 1㎏당 4.81달러다. 이는 2020년 1·4분기 3.45달러(단순 계산)를 기록한 후 가장 낮은 가격으로 고점이었던 2021년 4·4분기 11.4달러와 비교하면 57.8% 떨어진 수치다.
이처럼 항공화물 운임이 가파르게 떨어진 것은 코로나19에 따른 특수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형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당시에는 바다로 가는 물류길이 막혀 있는 상태였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항공 화물 운임이 이전 모습을 찾아가는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여객·화물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FSC들의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올해 3·4분기 대한항공의 영업이익이 53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33.5%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업계도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영업이익이 10.9% 감소한 1778억원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부분 증권사가 이들의 화물 부문 실적이 많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가장 최근 보고서를 낸 메리츠증권은 대한항공의 3·4분기 화물 부문 매출이 812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1조8564억원 대비 56.3% 감소한다고 봤다. 올해 상반기 유일하게 아시아나항공 보고서를 올린 신영증권도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 매출이 45.7% 줄어든다고 예상했다.
LCC, 2高에 눈물...1·4분기보다 수익성 떨어질듯
화물사업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LCC는 고환율·고유가에 발목이 잡혔다. 항공사는 통상적으로 비행기 대여료와 항공유 등을 달러로 내기 때문에 환율이 올라가면 같은 실적을 내도 이익이 줄어드는 구조다. 올해 1·4분기 평균 1200원 후반대를 기록하던 원·달러 환율은 3·4분기 1300원대 초중반으로 상승했다.
항공유 가격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따르면 6월 마지막 주 배럴당 95.57달러였던 국제 항공유 가격은 7월 중순 101.59달러, 8월 중순 124.61달러까지 뛰더니 9월 말에는 131.1달러까지 급등했다. 6월 마지막 주와 비교하면 37% 넘게 오른 셈이다.
업계는 3·4분기 국내 주요 LCC 실적이 올해 1·4분기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4분기는 항공업계 전통적인 성수기다.
제주항공은 3·4분기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444억원)을 냈지만 시장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에프앤가이드는 또 다른 LCC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각각 447억원, 397억원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올해 1·4분기 849억원, 82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문제는 4·4분기에도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4·4분기는 항공업계 전통적인 비수기다. 업계는 국내 주요 항공사 대부분이 이 기간 악화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8월부터 항공 화물 운임이 회복 추세인 점은 호재다. BAI에 따르면 8~10월 홍콩-북미노선 운임은 1㎏당 4.85달러, 4.90달러, 5.80달러로 꾸준히 올랐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4·4분기에는 물동량이 늘어나는 화물 성수기 기간”이라며 “여기에 항공 화물에 적지 않은 부분을 차지하는 반도체 운송 수요가 살아나며 운임이 오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