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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해운동맹 기항지서 부산항 뺀다고? 항만해운업계 촉각

작성일 2024.03.25 조회수 158

동북아 환적허브 항만을 목표로 하는 부산항이 해운동맹 재편의 소용돌이 속에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내년 2월 출범하는 세계 2위 해운사 덴마크 머스크와 세계 5위 독일 하팍로이드의 해운동맹 ‘제미니 협력’이 주요 항로 기항지(허브항)에서 부산항을 빼거나 비중을 축소하는 내용의 계획안을 내놨기 때문이다. 

부산항 신항 6부두 전경. 해양수산부 제공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미니 협력은 최근 아시아-유럽항로 기항지에서 부산항을 비롯해 일본 대만 베트남항만을 제외한다는 내용의 계획안을 발표했다. 현재 기항지를 통폐합해 19개 기항지와 4개의 환적 허브를 운영하는 ‘허브앤스포크(Hub and Spoke)’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4개 환적허브에는 중국 상하이항과 닝보항, 싱가포르항, 말레이시아 탄중 펠리파스항이 포함됐다.

부산항은 환적화물이 몰리는 환적허브에서 제외돼 유럽행 대형 컨테이너 선박이 직접 들어오지 않고 피더항(셔틀서비스항구)로 전락하게 됐다. 피더항은 대형 컨선이 직접 기항하지 않고 중소형 컨선이 허브항까지 화물을 실어 나르는 항만이다. 이렇게 되면 화주가 제미니협력 선박을 이용해 화물을 유럽으로 보내려고 하면 부산항에서 중소형 컨테이너선에 실어 기항지까지 보내는 작업을 거쳐야 한다. 지난해 기준 부산항 기항 컨테이너 정기노선은 주당 287개를 기록했는데 내년에는 변동이 예상된다.

제미니 협력은 또 자체 피더선(셔틀선박)을 운영할 계획이어서 국내 피더선사가 진입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온다. 구교훈 국제물류사협회장은 “코로나 팬데믹 때 물류대란을 겪은 머스크와 하팍로이드가 침체기를 맞아 기항지를 줄이는 방식으로 비용은 낮추고 정시성을 90%로 높여 운임의 고부가가치 전략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시성은 전체 컨테이너선 가운데 일정을 지킨 선박의 비중을 말하며 현재 해상운송 정시성은 평균 60% 정도다.

특히 전문가들은 제미니협력이 아시아-북미항로 기항지에서는 부산항을 유지했지만, 부산항의 경쟁항인 중국 칭다오항을 새로 포함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운다. 미주항로는 부산항의 주력 항로로, 부산항은 이를 기반으로 동북아 환적항으로 성장했다. 칭다오항의 비중이 늘면 자연스럽게 부산항의 비중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당장 부산항 터미널운영사와 국내 항만연관산업계는 연쇄 타격을 우려한다. 기항하는 선박이 줄어들면 하역부터 시작해 도선·예선 선용품 공급 줄잡이 선박수리 등 연관산업 매출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도선사나 예인선업계는 현재 유럽항로에서 주당 17척을 담당하나 내년에는 반토막 나지 않을까 우려한다.

부산항만공사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략을 모색한다는 입장이다. 제미니협력은 올 3분기 최종 확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제미니의 계획안은 과거 시도된 적이 없는 것으로 현재로서는 향후 여파를 정확하게 예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글로벌 선사를 대상으로 부산항의 강점과 가치를 강조하는 마케팅 벌이는 등 다양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부산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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