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DAP 수급 문제없다”…비료업계 “안일한 인식” 비판
작성일 2024.12.31 조회수 46
중국산 인산이암모늄(DAP) 반입 여부를 놓고 정부와 비료업계 간 말이 달라 파장이 일고 있다. 사진은 한 창고에 무기질비료가 보관돼 있는 모습. 농민신문DB정부가 복합비료 원료인 인산이암모늄(DAP) 수급에 문제가 없다고 한 것과 관련해 업계에선 현장과 동떨어진 안일한 현실 인식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4년 12월19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일부에서 중국의 DAP 수출 제한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중국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는 현재까지 없으며, 비료업체 확인 결과 계약을 체결한 DAP 6000t은 12월말까지 문제없이 국내에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통관 과정에서 지연되는 물량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본지는 2024년 12월초부터 중국 정부가 DAP 세관 검사를 중단해 내년 원료 수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2024년 12월9일자 15면, 12월16일자 8면 보도).
그러나 본지가 비료업계를 통해 파악한 결과 농식품부 얘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정부는 12월초부터 DAP 세관 검사를 중단했다는 증언이 복수의 업계 관계자에게 공통적으로 나와서다.
업계 관계자 A씨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현재 통관 신청 자체를 받지 않는 것은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식품부가 언급한 6000t은 중국 측이 수출을 통제하기 한달 전쯤 세관 검사가 완료된 물량인 만큼 이번 수출 통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관계자 B씨는 “중국은 2023년 12월에도 자국산 DAP 수출을 통제한 적이 있는데 이때도 중국 정부가 나서서 공식화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대부분 비료업체들이 새해 1분기까지 쓸 수 있는 DAP를 구비해둔 상태이나 이후 추가 수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4월부터는 본격적인 원료난에 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농식품부가 제시한 대안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제기된다. 농식품부는 “내년 상반기 원활한 원료 조달을 위해 필요하다면 현재 국내 업체가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DAP를 국내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언급한 ‘국내 업체’는 관련 생산 능력을 갖춘 남해화학으로 풀이된다. 농식품부는 “남해화학은 인광석을 수입해 국내에서 연간 4만t의 DAP를 생산해 수출 중인데, 필요하면 생산량을 확대해 국내에 10만t 이상 공급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도 했다.
업계 관계자 C씨는 “이는 중국 측이 2023년 12월∼2024년 5월 자국산 DAP 수출을 통제했을 때도 검토했던 방안”이라면서 “그러나 단가 차이가 커 논의 단계에서 무산됐다”고 말했다. 남해화학이 인광석을 들여와 DAP를 제조하더라도 가격이 1t당 700달러를 넘게 돼 중국산 (600달러)에 견줘 시장경쟁력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남해화학 스스로도 정부 구상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익명의 관계자는 “DAP 연간 생산량 계획을 이미 수립한 상태에서 기존 생산량(4만t)을 2배 이상 뛰어넘는 10만t을 만들어내는 것은 사실상 무리”라고 토로했다.
농식품부가 비료업계 어려움은 사실상 외면하고 국민을 대상으로 수급안정 의지만 피력하는 것이 황당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농식품부는 2024년 12월19일 보도 참고자료를 내기 전 업계 관계자들을 불러 DAP 수급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환율과 무기질비료값 인상분 가격 보조 지원사업 무산 등으로 경영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도입단가가 비싼 베트남·모로코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 D씨는 “그러나 농식품부의 보도 참고자료엔 정작 이같은 현장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출처 : 농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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