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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기업 '산 넘어 산'…"관세보다 트럼프發 무역 불확실성 더 걱정"

작성일 2025.02.11 조회수 3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방위적 ‘관세 공격’이 현실화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 기업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EU가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관세 표적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일부 유럽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이미 투자 계획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하며, 미국과의 무역 전쟁 가능성에 따른 재정적 타격에 대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최대 전력 생산업체 중 하나인 독일 RWE의 마르쿠스 크레버 CEO는 관세 위협으로 인해 미국 내 풍력과 태양광 프로젝트에 대한 그룹의 투자가 둔화되고 있다고 있다고 밝혔다.

크레버 CEO는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회전 날개(로터 블레이드)와 배터리 같은 중간재는 미국 내 생산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수입이 필수적”이라며 “잠재적인 수입 관세로 인해 미국에 무엇을 들여올 수 있는지에 대한 엄청난 불확실성이 생겼다”고 토로했다.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석유 대기업 쉘 등 일부 기업들이 미국 내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리의 주요 고객들은 모두 트럼프 행정부가 조속히 정책 확실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으면 실제로는 그들이 원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이는 현지 생산시설 구축이 근본적인 대안이 되기 어려운 만큼 정책 불확실성을 완전히 해소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실물 경제와 기업들의 투자에 미치는 악영향을 우려했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무역 장벽의 영향을 예상하고, 올해 유럽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을 단 3%로 전망했다. 이는 시장 애널리스트들의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메모에서 “중요한 것은 관세 자체가 아니라 경제 성장과 투자 의향에 타격을 주는 무역 불확실성”이라고 짚었다.

특히 자동차 업계는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11~12일쯤 즉시 효력이 발생하는 상호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다. 상호관세는 상대국의 관세율에 맞춰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으로, 사실상 EU를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EU가 미국산 자동차에 10%에 관세를 부과한 반면 미국은 유럽산 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을 두고 불공정 무역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의 관세 부과에 EU가 맞대응 차원에서 보복 관세를 부과할 경우 기업들의 타격이 더욱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짐 로완 볼보 CEO는 “미국과 유럽 간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로완 CEO는 “미국이 EU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로 인상하면 그 영향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겠지만, 그 이상이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에서의 생산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보는 최근 관세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수익성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프랑스 주류업체 페르노리카도 관세 부과로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런던 증시에 상장한 주류 대기업 디아지오는 트럼프 행정부가 멕시코 및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6월까지 영업이익이 2억달러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덴마크 원자재 해운 그룹 노르덴의 얀 린드보 CEO는 “EU가 미국의 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자체 관세를 부과하면 기업들은 ‘이중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 일부 EU 기업들이 남미 등 다른 지역에서 수입품을 조달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짚으며 “더 넓은 범위의 선적에 대한 수요가 해운 부문에 긍정적이겠지만 전반적으로 미국과 EU 경제가 모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