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운하 통항량 제한으로 체선 문제가 심화되자 해운업계가 파나마 측에 사태 해결을 요청했다.
갑문식으로 운영되는 파나마운하는 중심에 있는 가툰호수에서 담수를 끌어와 수로를 유지한다. 운하 동북쪽에 위치한 알하후엘라호수에서도 물을 공급받는다. 선박 1척이 운하를 통과하는 데 약 2억ℓ의 물이 소요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가툰호 수위가 낮아지면서 파나마운하도 수심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파나마운하청(ACP)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약 27m(89피트)에 이르던 해수면 대비 가툰호 수위는 올해 7월25일 24.1m(79.24피트)까지 낮아졌다. 23.9m(78.3피트)까지 떨어졌던 2016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이다. 우기로 분류되는 7월에도 수위가 낮아졌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엿볼 수 있다.
파나마운하청(ACP)은 수위 저하에 대응해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의 수심(흘수)을 제한하는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해 왔다. 지난 3월1일 기존 15.24m(50피트)였던 신파나막스 갑문 수심을 15.09m(49.5피트)로 낮춘 데 이어 4월7일 14.63m(48피트), 4월27일 14.33m(47피트), 5월30일 13.41m(44피트)로 낮췄다.
가뭄이 장기화하자 운하청은 결국 7월 말 일일 선박 통항량을 32척으로 제한하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파나막스 갑문에서 22척, 신파나막스 갑문에서 10척만 허용한다는 방침이다. 하루 동안 최대 41척이 드나들던 지난해 12월에 비해 10척 가까이 줄였다.
이 조치로 파나마운하의 통항량 실적은 급감했다. 지난해 12월 1148척이었던 월간 통항량은 올해 8월 1012척으로, 100척 이상 감소했다.
체선도 심화됐다. 통항 제한 초기인 지난 8월9일 파나마운하 입구에서 통과를 기다리던 선박은 사상 최고치인 163척을 기록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적체 현상은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100척 안팎의 선박들이 운하 입구에 대기 중이다. 현지시각으로 10월3일 현재 대기 선박은 예약 42척, 비예약 59척 등 총 101척으로 파악된다.
파나마운하발 공급망 혼란이 표면화하자 한국해운협회는 지난달 25일 해양수산부와 함께 파나마 대사관을 방문해 아타나시오 코스마스 시파키(Athanasio Kosmas Sifaki) 주한 파나마 대사에게 파나마운하 체선과 운하 수위 저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파나마 대사는 협회 측에 근본적인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설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처 : 쉬핑가제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