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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일 걸릴 걸 15일로 단축"…물류위기에 각광받는 운송수단

작성일 2024.02.13 조회수 146

사진=신화통신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새로운 글로벌 운송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매년 평균 운행횟수를 약 1000회 늘리면서 작년엔 19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의 물량을 운송했다. 이 열차를 활용하는 한·중 협력도 구체화되고 있다.

2011년 첫 개통된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작년말까지 총 790만 TEU의 화물을 실어날랐다. 누적 운행량은 8만2000회에 이른다. 2020년 운행량 1만2000회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물동량을 증가시켜 작년엔 1만7000회를 넘어섰다. 2025년에는 운행량 2만회를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해 3만2000 TEU의 물량을 중국-유럽 화물열차를 통해 아시아 밖으로 실어날랐다. 올해는 4만3000TEU까지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물류위기가 확산되면서 더 각광받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를 통하던 물류망이 붕괴되면서 중국의 화물열차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또 작년말 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지나는 상선을 나포하는 등 해운업계 물류 불확실성이 증가된 것도 중국-유럽 화물열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환경 규제 심화와 세계 해운업계 양대산맥의 동맹해체 등으로 글로벌 해운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반면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전폭적인 지지 아래 물동량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서부·중부·동부통로 등 3개의 노선을 활용한다. 서부통로는 신장 아라산커우에서 카자흐스탄을 통해 폴란드를 거쳐서 유럽으로 연결된다. 중부통로는 내몽고에서 몽골과 벨라루스 등을 거쳐서 유럽으로 연결된다. 동부통로는 내몽골과 중국 흑룡강성을 통해 러시아 철도와 연결돼 유럽으로 연결된다.

운송상품은 개항초기 휴대전화, 컴퓨터 등 전자기기가 대부분이었다. 이후 의복, 자동차 부품, 식량, 포도주, 커피원두, 가구, 기계설비 등으로 운송 품목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 중 자동차 부품과 중고차, 전자제품이 주력 운송 품목이다. 중국-유럽 화물열차가 각광받으면서 점차 첨단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콜드체인 운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신선식품 등으로 운송 품목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최대 장점은 운송기간이 10~15일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해상운송은 통상 45일이 소요된다. 평균 운송기간을 살펴보면 시안-폴란드 바르샤바 구간은 12일, 청두-폴란드 로즈 구간은 14일, 충칭-독일 뒤스부르크 구간은 15일, 정저우-독일 함부르크 구간은 15일, 우루무치-터키 이스탄불 구간은 10일 소요된다. 해상운송 대비 최대 4분의1 수준까지 운송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셈이다.
 


중국-유럽 화물열차는 지난 10년간 3단계에 걸친 발전단계를 거쳤다는 평가다. 개통초기 2~3년간(2011~2013년)은 통관효율이 낮고, 유럽에서 중국으로 보내는 화물이 거의 없고, 운행시간이 길어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하지만 2단계(2014~2018년)에 이르면서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정책에 따라 고속발전을 하게 된다. 각 지방정부가 경쟁적으로 노선을 개통하면서 국경 세관이 크게 확대됐고, 수송품목도 다양해진다. 이후 3단계(2019년~)에선 소프트웨어 개선 등 통관시스템이 크게 개선되면서 고품질 발전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데이터교환 플랫폼을 통해 자료공유가 가능해지면서 통관 효율이 크게 개선됐고, 2019년 10월에는 중앙아시아를 경유해 유럽에 이르는 최초의 국제전자상거래 전용열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현재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복합운송 감독관리모델을 수립하고 디지털 통관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유럽 화물열차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기업들의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 국가철로국은 한국에서 출발해 친황다오항을 경유해 몽골로 가는 국제 컨테이너 열차를 2018년부터 개통해 매주 1회 100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운송중이다. 또 한국 부산항-양라항-우한-폴란드 노선도 2022년 7월부터 가동하고 있다. 2021년 3월부터는 LG그룹이 생산하는 LCD패널과 가전부품 등을 실은 'LG전용열차'가 한국-산둥성-광저우-폴란드 노선으로 운항중이다.

문제는 공급에 비해서 수요가 크게 늘면서 한국 물량의 적체가 심화되고 있는 점이다. 중국이 중국국적 화물사 수출 화물을 우선적으로 배차하고 있어서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해외 환적 화물을 처리하고 있는 칭다오항은 물동량 대비 열차운행 배정회수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한중 철도당국은 정부간 협력강화를 통해 철도-해상 복합 운송 역량을 강화하는 방안을 놓고 다양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국철도공사는 한국-중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을 잇는 7000km의 수송루트를 구축하기 위해 '국제복합운송 시범 운송사업'을 추진중이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올해 중국-유럽 화물열차를 통해 중앙아시아에 도착하는 한국 물동량은 전년 대비 34% 가량 늘어난 4만3000TEU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기업들이 안정적인 수송 통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 :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