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시절 지나간 컨테이너 운임…2년여만에 1100선으로 '털썩'
작성일 2022.12.06 조회수 175
글로벌 컨테이너 운임이 경기침체 여파에 2년 전 수치로 회귀했다. 해운업계의 장기운송계약 재계약을 앞두고 운임이 끝없이 하락하면서 코로나19 기간 고운임 특수에 이어졌던 호실적 릴레이도 끊길 위기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전주보다 4.8% 내린 1171.36포인트를 기록했다. 전 노선에 걸쳐 운임이 떨어지면서 24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당초 SCFI는 코로나19 이전에는 700~900선을 유지했다. 그러나 감염병 확산 여파로 물류가 막히면서 2020년 하반기부터 운임이 치솟기 시작했고 올해 1월 7일 5109.6포인트로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1년 반 동안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한 SCFI는 결국 올해 초 정점을 기록한 뒤 하락하면서 11개월 만에 77% 감소했다. 이는 운임 상승이 본격화된 2020년 8월 중순(1167.91포인트)과 비슷한 수준으로, 2년 전으로 돌아간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거의 왔다"며 "글로벌 대내외적 환경이 워낙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운임을 끌어올리는데 일조한 미 서부항만 적체가 해소된 데다 치솟은 물가 등 경기침체 신호가 켜지면서 물동량 자체가 줄었다. 경기가 불안해지면서 해운 운임도 빠르게 하락했다는 설명이다.
높은 운임을 바탕으로 기록한 해운업계의 호실적 릴레이도 끊길 위기에 처했다. 해운사는 주로 연간 장기계약을 통해 컨테이너를 운송하는데 장기계약은 SCFI 등 스팟 운임(수급상황에 따라 계약이 이뤄질 때의 운임)에 따라 그 가격이 결정된다. 아시아~유럽은 주로 1월, 아시아~미국은 3월에 연간 계약이 시작되지만 내년 재계약 시점을 앞두고 스팟 운임이 하락하는 상황이다. 글로벌 해운사가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장기계약 비중을 줄이고 스팟 비중을 높였는데도 하락세다.
글로벌 해운전문매체 헬레닉시핑뉴스는 "저점에 도달했다는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며 "스팟 운임이 여름부터 떨어지면서 중간에 체결되는 장기계약 운임도 이에 발맞춰 하락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장기계약 운임지수인 제네타해운지수(XSI)는 지난달 전월인 10월보다 5.7% 하락했다. 이는 2019년 지수를 측정한 이래 최대 하락폭이다.
1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장기계약 운임의 하락은 글로벌 해운업계 내년 실적에 적신호다. 해운업계에서도 운임하락세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업계 관계자는 "선박공급이 내년에 늘어나면서 운임도 더 떨어질 것"이라며 "일단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과거 해운사가 직면했던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준의 위기는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