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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부 항만노사, ‘잠정 합의’에도 웃지 못하는 컨테이너선사

작성일 2023.04.24 조회수 167

‘항만 자동화’ 도입 등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미주 서안 항만 노사가 잠정 합의안을 마련하면서, 컨테이너선사들의 표정이 엇갈리고 있다. 파업 장기화에 따른 물류 대란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파업으로 물류 차질이 발생해 운임이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제항만창고노조(ILWU)는 사용자 단체인 태평양해사협회(PMA)와 핵심 쟁점에서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최종 합의 때까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ILWU는 북미 서부 연안 항구 29곳의 근로자 2만2000여명을 대표한다. ILWU와 PMA는 지난해 5월부터 단체협약 협상을 시작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단체협약은 지난해 7월 1일로 만료된 상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롱비치항에 컨테이너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뉴스1


ILWU와 PMA간 협상의 최대 쟁점은 항만 자동화다. PMA는 항만의 효율성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 등을 위해 자동화 설비 도입을 추진해 왔다. 하지만 ILWU는 항만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하고 해킹 등 안보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반대 입장을 밝혀왔다.

PMA는 지난 13일 “ILWU가 로스앤젤레스(LA)항과 롱비치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에서 태업하거나, 화물 처리 장비를 가동하지 못하게 해 운영 차질을 일으켰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ILWU는 “PMA가 오히려 터미널 내 화물 처리 장비를 제대로 유지 관리하지 않아 문제”라며, 즉각 반박했다.

양측의 협상의 장기화 되자, 컨테이너선사들은 복잡한 입장이다. 우선 장기간 항만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실제 2014년 양측의 협상이 결렬됐을 때 약 4개월간 파업이 이어져 미국 서부 항만이 마비된 적이 있다.

반면, 컨테이너선사들은 경기 침체로 인해 물동량이 감소하는 등 운임이 약세인 상황에서 항만이 완전히 정상화하는 것도 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운대란 때처럼 물류 차질이 발생하면 운임을 높게 올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주 서안 최대 항만인 LA·롱비치항의 올해 1분기 물동량은 356만TEU(1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로 전년 동기보다 30% 줄어든 상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운임이 내림세이기 때문에 컨테이너선사로선 솔직히 노사 간 협상이 지연되면서 약간의 운영 차질이 생기는 게 좋다”고 말했다.

특히 미주 노선의 장기 계약(SC) 운임 협상에 맞춰 컨테이너선사들이 운항 속도를 줄이거나, 임시 결항(Blank Sailing) 등을 통해 운임을 끌어올리던 상황이었다. 글로벌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Drewry)에 따르면 전날 기준 중국 상하이~LA항 노선 운임은 40피트 길이 컨테이너(FEU) 기준 1736달러로 1주일새 11% 올랐다.

다만 미주 서안 항만 노사의 협상 추이를 볼 때 단기간에 최종 합의까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ILWU와 PMA는 지난해 7월 건강보험 혜택 유지 등의 조건에 잠정 합의한 이후에도 협상을 계속했다. 올해 2월에도 ‘곧 합의에 도달하길 희망한다’라는 내용의 공동 성명문을 발표한 뒤에 공방이 오갔다.



출처 : 조선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