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철강 수요가 예상만큼 살아나지 않으면서 철광석 물동량과 국내 철강사 실적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시장에 풀리는 등 부담이 더 커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17일 영국 해운분석업체 MSI의 ‘2023년 1분기 시황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철광석 물동량은 지난해보다 1%(1700만톤) 증가한 15억3500만톤(t)으로 전망됐다. 지난 1분기 전망치인 2.1%(3200만t) 증가에서 반토막 났다. 중국 철강 산업의 성장 동력이 약화하면서 브라질과 호주의 철광석 수출 규모 전망치가 각각 1000만t, 500만t 낮아진 결과다.
중국 랴오닝성 다롄의 한 창고에서 직원이 철강 선재 제품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은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연초만 해도 중국의 리오프닝(Reopening·경제활동 재개) 효과와 경기 부양책 등으로 전 세계 조강(쇳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6%가량 성장할 것으로 기대됐으나, 지금은 2.8% 증가로 눈높이가 낮아졌다. MSI는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도 중국 내 부동산 개발 침체가 이어지고, 신규 주택 착공 면적이 급감하는 등 철강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내수 부진으로 저가 철강재가 한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 등으로 쏟아지고 있다. 철근이 대표적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철근 수입은 25만8300t으로 전년 동기보다 30.9% 줄었지만, 같은 기간 중국산 철근 수입량은 15.7% 증가한 14만9000t을 기록했다. 수입 평균 가격도 지난해 상반기 t당 780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t당 636달러로 18.5% 떨어졌다.
국내 철강사들의 실적에도 부담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POSCO홀딩스가 올해 2분기에 1조2055억원의 영업이익(연결기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산했다. 2차전지 소재 사업의 성장세에도 지난해 동기보다 42.6% 줄어든 수치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403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재 판매 실적은 나쁘지 않은데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한 여파가 크다”며 “저가 수입산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국내 철강사들이 고급·친환경 제품 중심으로 대응 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조선B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