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지수가 3주째 상승했지만 향후에도 오름세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이번 상승이 파나마 운하 출입 통제 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선박 공급 과잉과 물동량 감소에 따라 다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1일 기준 1043.54를 기록했다. 전주보다 0.41% 상승하며 3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2달 가까이 900선에서 머물던 SCFI는 지난달 마지막 주부터 1000선으로 다시 올라섰다. 미주 동안·서안 노선이 1FEU(12m 길이 컨테이너) 당 58달러·15달러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다른 주요 물류지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물류정보업체 프레이토스의 해상 컨테이너운임지수(FBX)는 지난달 전월보다 4% 상승한 1FEU당 1323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4월 이후 3개월 만에 첫 오름세다. 아시아-북유럽·아시아-지중해 등 대다수 노선이 하락한 가운데 아시아-미주 동안·서안 노선이 각각 28%, 18%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운임 상승세가 오래가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파나마 운하에서 최근 가뭄으로 병목 현상이 발생하고, 캐나다 서부 항만 파업도 이어지는 등 공급망에 혼란이 일고 있다. 미주 동안 노선을 중심으로 운임이 일시적으로 올랐지만 상황이 종료되는 대로 운임이 다시 가라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프레이토스는 해운업계 성수기인 3분기를 맞아 수요가 소폭 오른 가운데 선사들이 공급을 적극 조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규 컨테이너 선박이 하반기에 더 많이 인도되면서 공급과잉에 따라 운임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발틱국제해운협의회(BIMCO)에 따르면 올해 1~7월 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은 총 120만 TEU(약 6m 크기의 컨테이너) 가까이 늘면서 신기록을 세웠다. 올해 들어 선복량은 총 4.3% 늘었는데 연말까지 추가로 120만TEU 규모의 신규 선박이 인도될 예정이다. 내년에는 290만TEU, 2025년에는 190만TEU 증가하면서 오는 2025년까지 공급이 총 18%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컨테이너 물동량은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보다 4.3% 떨어지는 등 수요는 하락세다.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면서 해운사들의 비용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국적선사 HMM의 경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94.5% 감소한 1602억원을 기록했다. 향후 운임 상승에 따른 해운사의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성수기인 3분기인데도 물동량이 확 늘어나는 상황이 아니"라며 "SCFI가 급락하지는 않겠지만 900~1000선에서 계속 머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출처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