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마포구 라면 라이브러리에서 외국인 학생이 라면을 시식하는 모습. 뉴스1
한국이 사상 최고의 ‘K푸드’ 수출 기록을 달성한 가운데,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정권 교체로 한국산 식품 수출 성적이 주춤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내에서 팔리는 한국산 식품의 가격이 오르고, 수출 통관은 까다로워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농식품 수출은 지난달까지 81억9000만 달러(약 11조4373억원)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7% 늘어난 성과다. 특히 미국으로의 수출이 22.1% 증가하며 13억660만 달러(약 1조8247억원)를 달성했다.
최근 미국에선 한국 냉동 김밥을 비롯한 쌀 가공식품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많아지는 중이다. 즉석밥‧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의 미국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5.9% 급증했다. 최고 ‘효자 품목’인 라면의 미국 수출액도 65% 증가했다.
한국 식품이 미국에서 한류(韓流)를 일으키고 있지만, 이번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 확대 기조로 농식품 분야에서는 관세‧통관 문제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 일환으로 대미(對美) 수출 농식품에 관세가 부과·인상된다면, 미국 시장 내 한국산 수출 농식품과 미국산 농식품과의 가격경쟁이 약화하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관측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앞서 수입품에 최고 20%의 보편관세를 도입하는 등 관세 확대 정책을 예고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공화당이 자국 농산업 보호를 강조하는 만큼, 한국 농식품의 미국 수출 통관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지금도 미국은 농식품 수출 통관이 가장 까다로운 국가인데, 앞으로는 성분‧위생‧포장‧서류 구비 여부 등 통관 과정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 실제 지난해 발생한 농식품 수출 통관 문제의 약 30%가 미국 수출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국 현지에 생산시설이 있는 CJ제일제당‧대상‧농심 등 대기업을 제외한 국내 기업은 관세‧통관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대선 이후 이어지는 달러화 강세가 계속된다면 국내 기업에는 곡물 등 수입 원재료 가격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화석연료 중심의 에너지정책을 펴면서 바이오 연료로 쓰이는 곡물 가격 자체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김상효 KREI 연구위원은 “미국의 일방적으로 관세를 확대한다면 국내 기업이 대비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며 “국내 기업이 생산 단가를 낮춰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연구개발(R&D)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어 “미국은 농업 관련 R&D를 확대해 생산성을 높이고 타 국가 대비 가격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도 R&D를 통해 농식품 생산의 안정성‧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관련 부처와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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