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발표한 '8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무역수지는 35억6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적자는 284억4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23.8.2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정부가 9월 중 무역수지 흑자 전환을 전망하고 있지만 이번 달도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만큼 그 가능성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무역수지가 흑자로 전환하더라도 그 폭이 크지 않을 뿐 아니라 수입액이 수출액보다 더 큰 폭으로 감소한 데 따른 흑자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무역적자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지난 7월(13억6100만달러)보다 약 22억달러 늘어난 35억6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이달 10일까지 적자 규모인 30억1400만달러보다도 늘어난 것으로, 남은 기간 적자를 만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 "8월 초에는 대체적으로 기업들이 휴가가 많다. 그래서 수출이 좀 저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8월 하순 숫자는 사실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면서도 "9월부터는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고, 수출도 반등세가 본격화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상 8월 초에는 기업 휴가가 몰려 계절적인 이유로 수출이 부진하다는 게 추 부총리의 설명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적자액이 월말에 가까워지면서 더욱 확대된 셈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 첫번째)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기선 1차관(가운데), 김완섭 2차관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8.22/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특히 8월 기준 연간 누계 무역적자액 또한 284억400만달러로 7월(278억270만달러)보다 그 폭이 커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적자액이 7월보다 8월에 더 컸단 의미다.
여기에 올 상반기 우리 무역을 이끈 자동차 수출이 정점에서 내려오고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8월 1~20일 자동차 수출은 1년 전보다 20.2% 늘어난 21억19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전월(27.9%)에 비해선 증가 폭이 7.2%포인트(p) 낮아졌다.
정부는 하반기 반도체 수출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정부가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관측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정부는 반도체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반도체 쪽만 놓고 보면 하반기에도 기대감이 크지 않다"라며 "당장 스마트폰, PC, 데이터센터 등 반도체 주요 산업의 회복 기미가 잘 보이지 않고, 소비심리 회복으로 연결도 안 되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반기 무역수지와 관련해) 흑자 전환은 가능할 수도 있지만 수출이 늘어나는 흑자 전환은 쉽지 않다"라며 "우리가 보통 무역이 개선됐다고 생각할 때는 수출이 늘어나는 흑자일 때인데 수입액이 줄어든 데 따른 흑자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성 교수는 "정부는 물량이 늘어 '불황형'이 아니라고 하는데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총수출 금액이 중요하다"며 "흑자가 되더라도 큰 폭이 아닐 가능성이 있고 현재의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출처 : 뉴스1